최근 반려 파충류 문화가 확산되면서 도마뱀을 반려동물로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조용하고 털이 없으며,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도심형 주거 환경에서도 사육이 가능하다. 하지만 도마뱀은 단순히 ‘이색적인 반려동물’이 아니다. 온도, 습도, 먹이, 빛 등 복합적인 환경 요소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하는 생명체다. 준비 없이 입양을 결정하면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문에서는 도마뱀을 키우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지식과 환경 구성, 먹이 관리, 그리고 책임 있는 사육 태도를 전문가의 시선에서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초보자도 올바른 준비로 건강한 도마뱀 사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도마뱀 사육의 매력과 사전 이해의 필요성
도마뱀은 과거에는 생태 관찰용이나 학습용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반려 파충류로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형적 특이성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과의 ‘관찰형 교감’이라는 독특한 관계에서 오는 매력 때문이다. 털이 없어 알레르기 걱정이 없고, 소음이 없으며, 일정한 온도만 유지된다면 냄새나 청소 부담도 적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뒤에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도마뱀은 파충류 특성상 체온 조절 능력이 없어 외부 온도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사육자는 온도, 습도, 조명, 은신처 등을 정확히 세팅해야 하며, 이는 일반 포유류 반려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관리 패턴을 요구한다. 특히 도마뱀의 종류에 따라 사육 조건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반려종인 레오파드게코(Leopard Gecko)는 건조한 사막형 환경을 선호하는 반면, 비어디드래건(Bearded Dragon)은 넓은 공간과 UVB 조명이 필수적이다. 크레스티드게코(Crested Gecko)는 습도와 수직형 공간이 중요한 열대성 종이다. 이처럼 종별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건강 이상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도마뱀을 키우는 일은 단순히 ‘이색적인 취미’가 아니라, 생태와 환경의 균형을 이해하는 하나의 책임 있는 행동이다. 따라서 입양 전 충분한 정보 학습과 준비가 필수적이다.
도마뱀 사육 전 반드시 알아야 할 환경과 관리 요령
도마뱀 사육의 핵심은 **환경 세팅**이다. 대부분의 도마뱀은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과 소화 기능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26~32도의 온도 범위를 유지해야 하며, 일부 사막형 종은 낮에는 35도, 밤에는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온열 램프(Heat Lamp)와 온열 패드(Heat Mat)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습도 관리** 또한 필수다. 열대성 종의 경우 60~80%의 습도를 유지해야 하며, 주기적인 분무와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반면 사막형 종은 과습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40% 이하의 습도가 적당하다. 케이지에는 수조나 물그릇을 두되, 도마뱀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도록 깊이를 조절해야 한다. 조명은 도마뱀의 생체리듬과 칼슘 흡수에 큰 영향을 준다. UVB 조명은 비타민 D3 합성을 촉진하여 뼈 건강을 유지시킨다. 조명이 부족하면 ‘대사성 골질환(MBD)’이 발생해 뼈가 약해지고 기형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UVB 조명은 하루 10~12시간 켜주는 것이 좋다. **먹이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도마뱀은 곤충식으로, 귀뚜라미, 밀웜, 슈퍼웜 등을 급여한다. 하지만 단일 먹이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비타민과 칼슘 보충제를 주 2~3회 섞어주는 것이 좋다. 일부 종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수 있지만, 이는 보조식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은신처와 바닥재**를 준비해야 한다. 도마뱀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둡고 좁은 공간을 찾는 습성이 있다. 천연 바크, 코코넛 섬유, 바위 모형 은신처를 배치하면 안정감을 준다. 바닥재는 종이 펠릿이나 고운 모래, 레오파드게코의 경우 인조 카펫이 안전하다. 이러한 환경 요소를 적절히 유지하면 도마뱀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안정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사육자는 매일 온습도를 점검하고, 일주일에 한 번 케이지 청소를 실시해야 한다.
도마뱀과의 공존을 위한 책임 있는 마음가짐
도마뱀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생리 구조와 생태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적 기준보다는 생태적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도마뱀은 교감을 강요할 수 없는 동물이다. 사람의 손길을 즐기는 개나 고양이와 달리,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안정감을 느낄 때 비로소 주인을 신뢰한다. 따라서 억지로 만지거나 자주 꺼내는 것보다는, 조용한 관찰을 통해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육 기간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0년 이상이다. 그만큼 장기적인 책임감이 필요하며, 단순히 ‘희귀하다’는 이유로 입양해서는 안 된다. 사육자의 일정한 관리 습관, 환경 유지 능력, 응급 상황 대처력 등이 모두 요구된다. 결국 도마뱀을 키운다는 것은 ‘자연의 일부를 집 안에 들이는 일’이다. 온도, 습도, 먹이, 조명, 그리고 안정적인 환경, 이 다섯 가지 요소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도마뱀은 사육자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선물한다. 생명을 돌보는 일에는 크고 작은 차이가 없다. 작은 도마뱀 한 마리라도, 올바른 준비와 진심 어린 책임감이 있다면 충분히 소중한 가족이 될 수 있다.